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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과 연애해도 되나요?

by 사막에서 피는 샤론 2021. 1. 30.

학생과 선생님의 이야기

대학교 어학당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여러가지 일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학생들이 유흥업소에 취직해서 고국으로 쫓겨나는 일, 학생들끼리 연애를 하고 삼각관계로 싸우는 일, 교사와 선생님이 눈이 맞는 일등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나는 현재 한 대학기관에서 한국어교육원 소속 전임강사로 일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원의 행정일을 돕고 국제교류원뿐 아니라 학교에 있는 많은 외국인 관련 업무들을 돕는 일도 한다. 입학서류, 출입국관련, 비자관련, 외국인 대입시험 문제출제, 입학시험감독, 학생인터뷰 등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우리 학교의 경우는 학교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대학 입학시험 제도가 작년에 생겨 우수한 학생들을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 그 전까지는 한국어 2급 정도만 해도 선발이 되었더라면 작년과 올해부터는 기본적으로 대학교 어학당에서 최소 3급을 이수해야 입학할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한국어 능력 시험 (TOPIK 2) 자격 3급이상인 경우에도 입학이 가능하다.
학부 수업에 들어가서 보면 한국어 5급까지 수료한 학생들도 한 두명 눈에 띈다.

작년 처음으로 시행되는 이 입학시험이 정기적으로 치러지기도 했지만 멀리서 제주도, 강원도, 부산 등에서 올라오기 힘든 학생들의 경우에는 비정기적으로 시험을 치르기도 했다. 학교가 경기도에 있다보니 서울, 경기권에서 어학당을 수료하고 온 학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작년 입학시험을 볼 때의 일이다. 기골이 장대하고 수려한 외모의 중앙아시아 출신 남학생과 한 한국인 여성분이 함께 입학시험을 치러 학교에 온 적이 있다. 교직원들과 나는 우수에 젖은 듯한 매력을 지닌 그 남학생들을 보며 감탄했고 (아이돌 보는 듯했음) 감탄사를 연발했다.

"와! 진짜 잘생겼다."
"와~ 내가 본 외국인 중 제일 잘 생겼어~! 대박"

그는 잘생김의 기준을 넘어섰다. 뽀얀 피부에 우수에 젖은 듯한 눈동자를 보고 저런 사람도 있구나 싶었다. 모두들 그의 외모에 감탄하던 찰나에 그 옆에서 그를 챙겨주는 30대 중후반의 한국인 여성분이 '시험 보러 왔는데요'라고 말을 꺼냈다.

보통 입학 시험을 보러 올 때는 친구들과 함께 오거나 에이전트 관계자들과 함께 오기 마련이라 우리는 아르바이트 하는 곳의 사장님이나 에이전트 관계자라고 생각을 했다.

강원도에서 멀리 기차를 타고 단 둘이서 왔다는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해 교직원이 여자 분께 두 분의 관계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더니 머뭇머뭇하면서 가르치고 있는 한국어 담임 선생님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어 선생님이 학생을 데리고 이 멀리까지?
단 둘이 기차를 타고 입학시험을 보러?
둘이 연애하는 거 아니야?

추측은 난무했다.
상담 결과 학생은 보통의 학생들보다 한국어를 꽤나 잘 했고 총명해 보였지만 우울증이 심각한 상태라고 했다.
담임 선생님은 학생의 상태가 걱정이 되어 아플 때 집에 가서 죽도 끓여주고 병원에도 같이 간다고 했다.

한국어 교사로 일하면서 매력적인 학생들을 만나곤 한다.
눈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인 학생들이
몇 명 있었지만 사실, 제대로 가르치기 힘들다.
한국어 선생님과 함께 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아니 전무했다.